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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진도윤의 얼굴에 번진 온화한 미소가 정서연의 긴장된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었다. 정서연은 작은 한숨과 함께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그저 추 선생에게 피해가 갈까 봐 걱정이에요. 원장님도 아시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보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진도윤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알고 있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내가 보기에 추 선생은 아주 괜찮은 친구야. 머리 회전도 빠르고 능력도 자네 못지않지. 아까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도 당당히 자네 편을 들어주던데, 김 교수를 조금도 개의치 않더군.” 정서연의 얼굴에 걱정이 살짝 스쳤다. “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인데, 혹시 이 일로 김 교수님께서 추 선생을 안 좋게 보시면 어쩌죠...?” 그녀는 말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걱정도 팔자지. 김 교수가 왜 추 선생을 안 좋게 보겠어? 그 사람이 추 선생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한테 슬쩍 물어보더군, 추 선생이 국내에 남아서 일할 생각이 있는지.” 진도윤의 말에 정서연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원장님은 뭐라고 대답하셨어요?” “뭐라고 했겠나? 추 선생이 설사 국내에 남고 싶어도 김 교수한테는 기회가 없을 거라고 했지!” 진도윤은 말을 마치자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고 정서연의 입가에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 “에이, 그럴 리가요. 김 교수님도 여러모로 뛰어난 분이시니, 기회만 있다면 추 선생도 분명 김 교수님 밑에서 배우고 싶어 할 거예요.” 정서연의 목소리에는 자신도 모르는 미묘한 애정이 묻어났지만 본인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진도윤은 그런 그녀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어쩐지 두 사람이 그렇게 친하다 했더니만. 난 추 선생만 자네 편을 드는 줄 알았더니, 자네도 은근히 추 선생 편을 드는구먼.” 문밖에 서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추지훈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저녁에는 늘 그렇듯 세미나 이후의 만찬이 있었다. 정서연과 추지훈은 진도윤을 모시고 식사 자리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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