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몇몇 사람들이 문득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들었는지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다.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늘 차갑기만 하던 정서연이 다가오자 사람들의 얼굴엔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오직 전청호만은 예외였다. 그는 오히려 짙은 웃음을 입가에 걸고 빈정거리며 말을 던졌다.
“안에서 외국에서 온 동창 옆에 붙어있지 않고 굳이 나오시긴 왜 나오셨어?”
정서연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내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랑 추 선생 사이에 아이까지 만들어서 소문낼 기세던데?”
전청호의 입꼬리가 한층 더 비열하게 올라갔다.
“아이 얘기는 정 선생이 먼저 꺼낸 거야. 난 그런 이야기는 전혀 몰랐는데?”
그는 일부러 애매한 말을 던지며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여러분도 들었죠? 정 선생님의 아드님이...”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서연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 전청호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전청호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고 따끔한 통증과 뺨을 때린 소리가 울려 퍼진 뒤에야 충격과 당혹감에 사로잡힌 채 정서연을 노려봤다.
“전청호 씨. 내가 지금까지 당신의 헛소리를 참아준 건, 절대로 네가 무서워서가 아니었어.”
정서연의 목소리와 눈빛은 한없이 서늘했다.
“지난번에도 분명히 경고했지? 다시 한번 그런 말을 입 밖에 낸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전청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지금 폭력을 행사한 건 너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의 이마엔 핏줄이 불거졌고 눈동자엔 독기와 분노가 서렸다.
“왜 맞았는지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
정서연은 싸늘하게 비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 CCTV가 있어. 이 상황을 그대로 세미나 단톡방에 올려볼까?”
그가 아무리 그녀에 대해 악의적인 험담을 퍼뜨렸다 해도 그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만약 이 일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면 김성우를 포함한 그 누구도 전청호를 신뢰하지 않을 게 뻔했다.
이 사실을 떠올린 전청호는 급히 눈을 부릅뜨고 그녀의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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