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화
“알아요. 지훈 씨가 곁에 있어 줘서 악몽 같은 기억은 이미 사라졌어요.”
정서연의 미소가 한층 깊어졌지만 추지훈은 오히려 그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는 시선을 내려 휠체어 브레이크를 만지작거리며 낮게 말했다.
“난 심리상담사가 아니에요.”
“하지만 내게는 지훈 씨가 어떤 상담사보다 훨씬 효과적이에요.”
정서연은 솔직히 털어놓았지만 추지훈의 어색한 기색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요?”
추지훈의 목소리에 엷은 웃음이 비쳤다.
“걱정 마요. 내가 도와줄게요.”
그 말을 듣자 정서연은 황급히 덧붙였다.
“지훈 씨 도움을 받으려고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에요.”
“알아요. 서연 씨가 뭐라고 했든, 도울 거예요.”
추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어느새 다시 평소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정서연이 장난스럽게 눈썹을 들어 보였다.
“왠지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인데요?”
“그럴 리가요. 서연 선생이 잘못 본 거겠죠.”
무덤덤한 응수에, ‘서연 선생’이라는 말이 너무 우스워 정서연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부탁이 하나 더 있어요.”
추지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 뒤, 퇴원 날에 맞춰 유지안이 병실을 정리하러 왔다.
“이 컵도 챙길까?”
“응. 가져갈 거니까 그 가방에 넣어 줘.”
그때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정서연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우리 거의 다 정리했어요. 기다리다가 벌써...”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들어오는 사람이 이유현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 그녀의 숨이 잠시 멎었다.
“서연아.”
입술을 꾹 깨문 이유현이 커다란 백합 다발을 안은 채 들어왔다.
“미안해. 어젯밤에야 네가 입원한 걸 알았어.”
정서연은 그의 품에 안긴 꽃다발을 힐끗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괜찮아. 안 와도 상관없었거든.”
이유현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왜 말투가 그래? 난 그냥 네가 걱정됐을 뿐이야.”
정서연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유지안에게 낮게 말했다.
“짐은 거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