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애가 벌써 혼자 모든 걸 짊어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네요. 앞으로 그 아이가 더 멀리 가는 걸 제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민정희의 말이 정서연의 마음을 잔잔히 흔들었다. 그녀는 잠시 입술을 깨물어 마음을 다잡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수술은 미뤄졌을 뿐 취소된 게 아니에요. 약속드릴게요. 이번 수술만 잘 마치면 앞으로 적어도 십 년은 재발 걱정 안 하셔도 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민정희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빛에 어딘지 모를 놀라움이 스쳤다.
“지금 한 말... 그 애가 했던 말과 똑같네요.”
정서연은 그녀가 말하는 ‘그 애’가 추지훈임을 금세 알아챘다.
“저희는 둘 다 의사예요. 환자가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잘 알고 있을 뿐이죠.”
민정희는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연 선생을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예전엔 일이 너무 바빠서 지훈이 통해서만 서연 선생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언젠가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결국 얼굴을 마주한 곳이 병원이라니...”
그녀의 따뜻한 목소리엔 진한 아쉬움과 다정함이 깃들어 있었다. 정서연은 가슴이 뭉클해져 민정희의 손을 꼭 잡았다.
“언제 만나든 늦은 건 아니에요. 어디서 만났는지도 중요하지 않고요.”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사복 경찰 두 명이 정서연을 찾아왔다. 정서연은 그들을 데리고 병실로 돌아가 몇 시간 동안 겪었던 아찔한 일들을 빠짐없이 차근차근 털어놓았다.
“‘라 선생’이라고 불렀어요.”
정서연이 확신에 차 말했다.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행동이 어딘가 좀...”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미간을 좁혔다. 낯선 남자의 모습이 악몽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곁에 있던 추지훈이 부드럽게 달랬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아도 돼요. 이미 충분히 말했어요.”
정서연은 고개를 숙여 숨을 고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더 기억해 낼 수 있어요. 그 남자, 지팡이를 짚고 있었어요. 꽤 젊었는데 다리를 저는 것 같았어요.”
경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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