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아주 잠깐의 망설임이었지만 그 한순간으로 이미 그의 진짜 생각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정서연은 차갑게 웃었다.
“날 바보 취급하지 마. 난 전 주임이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 어설픈 거짓말로 날 속이려고 하지도 마. 당신이 아무리 애를 써도 난 당신 같은 사람 절대 용서 못 해.”
“그리고 더더욱 당신을 위해 부탁할 생각 따윈 없어. 내가 다시 경찰을 부르지 않은 건 순전히 김 교수님 생각해서야. 만약 또 한 번 날 귀찮게 한다면 그땐 김 교수님이 오셔도 소용이 없을 거야.”
“너...”
정서연이 이렇게까지 매정할 줄 예상하지 못한 전청호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악에 받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내가 진짜 네 용서를 구하러 온 줄 알았어? 정서연, 너 자신을 너무 대단한 사람인 양 착각하지 마!”
바로 그 순간, 추지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 병상 앞을 막아섰다.
“안 꺼져?”
전청호는 그런 추지훈을 힐끗 보더니 냉소를 지으며 빈정거렸다.
“벌써 주인을 보호하러 나서는 거냐? 너희 같은 더러운 놈들이야말로 병원의 명성을 더럽히지 말고 쫓아내야 해.”
하지만 그의 날 선 말은 그 어떤 위협도 되지 못했다.
추지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경호원을 불렀고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린 전청호는 경호원들의 손에 질질 끌려 나가면서까지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정서연, 오늘 내가 당한 이 수치를 반드시 네게 되갚아줄 테니 기다려!”
그의 협박에도 정서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당신이 당한 수치는 모두 스스로가 초래한 거야.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걸 알아둬.”
간결하지만 날카로운 한마디는 전청호의 분노를 더 부추겼고 끌려가면서까지 복도에서 악다구니를 써가며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이런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경호원들 덕분에 그의 목소리는 몇 초 지나지 않아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추지훈은 병실 문을 단단히 닫고는 다시 병상 곁으로 돌아왔다.
“정말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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