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게다가 재현 오빠 혼자서는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가 없어. 나도 정말 예준이가 불쌍해서 그러는 거야. 엄마가 분명히 있는데도...”
마치 자기도 떠나고 싶지만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정수아는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유현은 따져 묻지도 않은 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래... 그럼 서연이가 괜히 오해했던 거네.”
“유현 오빠,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어?”
울먹인 얼굴을 든 정수아가 조심스레 말했다.
“이제 언니한테 더는 찾아가지 말아 줘. 지금 언니는 누구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오빠가 뭐라 해도, 오히려 나만 더 미워하게 될 거라고.”
그 한마디에 이유현의 마음이 금세 약해졌다.
“그래, 알았어. 당분간은 그러지 않을게. 하지만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땐 나도 참지 않을 거야.”
정수아는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유현 오빠밖에 없어. 늘 나한테 잘해주고. 고마워.”
“그런 말 하지 마. 서연이가 동생이긴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야. 예전에 내가 서연이랑 더 가까웠다고 해서 그 아이 말만 믿는 건 아니니까.”
이유현은 조용히 병상 곁에 앉아 그녀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감싸자 정수아는 살짝 고개를 기울여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이렇게 오빠가 내 편이 되어준 건 처음이야. 어릴 땐 오빠의 그런 따뜻함을 한 번도 못 느꼈거든.”
그녀의 나약한 모습은 이유현의 보호 본능을 깊이 자극했다. 그는 결국 그녀를 가만히 안아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앞으로는 내가 네 편만 들게.”
밤 8시.
정서연은 하루 종일 진료와 회의를 마친 뒤, 추지훈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병원 앞문과 뒷문은 이미 기자들과 악의에 찬 사람들로 점령당해 있었다. 게다가 누군가 추지훈의 차량 번호를 유출한 건지, 차에 올라타자마자 사람들이 문에 달라붙어 길조차 내주지 않았다.
다행히 추지훈이 미리 경호원을 뒷문에 배치해 둔 덕분에 일부는 막을 수 있었지만 몰려든 인원이 너무 많아 몇 명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다.
“경찰을 부르는 게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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