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엄마는 나를 전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왕 할아버지 앞에서 나를 걱정하는 척하는 거야. 이건 왕 할아버지를 속이는 거잖아. 절대 나를 데리고 왕 할아버지 보러 오지 않을 거면서.”
녀석은 얼굴을 붉히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정서연은 화를 참으며 고개 숙여 말했다.
“왕 할아버지 주무시고 계시잖아. 여기서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되지.”
최예준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온통 원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는 왕 할아버지만 관심했지. 나한텐 전혀 관심이 없어.”
“내 관심이 필요해?”
정서연은 녀석을 바라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최예준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니. 나한테는 아빠도 있고, 이모도 있어. 우리는 이미 행복한 세 가족이야. 엄마가 없으니까 오히려 더 좋아.”
녀석은 1층으로 뛰어내렸고, 옆에 있던 도우미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정서연을 보며 웃었다.
“사모님, 아이들은 원래 이러면서 크는 거예요.”
정서연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서 봐봐요. 오늘 손님이 많아서 잘 지켜봐야 해요.”
도우미가 떠나고 2층에서 내려다보니 최예준은 역시나 정수아 곁으로 달려갔다.
최예준이 2층을 가리키며 정수아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수아가 2층을 올려다보면서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정서연은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파티가 끝날 무렵이라 더 이상 여기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이미 자리를 떠나는 손님도 없어 정서연은 최재현에게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1층 거실 복도에서 정수아와 얽혀 있는 것이다.
최예준은 두 손을 허리에 얹고 그녀 앞을 막으며 말했다.
“엄마, 제발 아빠랑 이모 방해하지 좀 마.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마녀 같은 짓을 그만하라고.”
녀석은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내뱉었고, 남을 지키려는 모습이 그럴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기 자식이 지키는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
정서연은 마음 한 쪽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 듯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아빠한테 전해. 엄마 먼저 간다고.”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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