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맞아요, 제 언니예요. 언니는 어릴 때부터 늘 절 질투했어요. 제가 자기 물건을 빼앗을까 봐 늘 걱정했죠...” 정수아는 억울한 듯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다리에서 간혹 올라오는 통증 때문에 그녀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의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정수아를 한 번 훑어보고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 뜻을 알지 못한 정수아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급히 말을 덧붙였다. “사실 언니가 형부랑 사이가 좋지 않아서 아이도 돌보지 않길래 걱정돼서 제가 대신 봐준 거예요. 그런데 그걸 언니가 오해한 거죠.” “저한테 그런 얘기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의사지 경찰이 아니에요.” 의사의 차가운 대답에 정수아는 순간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 ‘언니 평판을 깎아내릴 좋은 기회라 생각했는데 이 병원 의사들은 다들 왜 이렇게 냉정한 거야?’ 마취를 했음에도 상처를 꿰매는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정수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 고통을 견뎠다. 상처가 다 꿰매졌을 무렵엔 이미 입술에서 피가 배어 나올 정도였다.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하고 넉넉한 바지를 입으세요. 매일 소독하시고 일주일 뒤 실밥 뽑으러 오시면 됩니다.” 의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최재현이 진료실로 들어섰다. “상처가 많이 심한가요?” 그의 눈빛에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의사는 최재현을 위아래로 살피며 잠시 망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꿰매기는 했지만 상처가...” “흉터가 남을 수도 있대. 그래도 괜찮아. 의사 선생님이 정말 꼼꼼하게 꿰매주셔서 심한 흉터는 안 남을 거래.” 정수아가 급히 말을 가로챘다. “꿰맸다고?” 최재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정수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진심 어린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의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시선을 거두며 짧게 말했다. “다음 환자분 들어오세요.” 정수아는 최재현의 부축을 받으며 진료실을 나섰다. “서연이한테 확실히 책임을 물을 거야.” 최재현은 정수아의 다리에 감긴 붕대를 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정수아는 황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