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정서연은 얼른 조승수한테 전화해 환자의 상황을 물었다. 잠깐 숨을 돌리며 고개를 들자 여전히 문 앞에 서 있는 최재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더 볼일 있어?”
정서연은 조금 전의 대화는 잊은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별일 없으면 그만 가.”
최재현이 입을 벌려 뭔가 말하려는데 문밖에서 또 한 명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들어와 정서연을 보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제 딸을 살렸습니다.”
노인이 감사의 뜻을 표하며 무릎을 꿇으려 하자 정서연은 빠르게 달려가 노인의 팔을 부축했다.
“할머니, 이러지 마세요. 저는 의사이고 환자를 치료하는 건 제 의무입니다. 이러실 필요 없으세요.”
정서연은 계속 미간에 힘을 주면서 노인의 손을 잡고는 혹여나 다시 무릎을 꿇을까 봐 놓지 못했다.
“아닙니다. 정 선생님은 다릅니다. 젊고 능력 있는 데다가 착하기까지 하십니다. 저희가 미처 지급하지 못했던 병원비도 방금 오는 길에 다 지급했습니다. 특별히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이건 저희 집에서 직접 재배한 과일인데 받아주세요.”
노인이 흥분하며 손에 들고 있던 자루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자 정서연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할머니, 이러지 마세요. 저는 할머니의 물건을 받을 수도 없고 받지도 않을 겁니다. 병원비도 다 지급하셨으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최재현은 문밖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며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정서연은 노인과 물건을 받을지 말지를 두고 실랑이질하느라 머리카락이 약간 흐트러졌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난처한 모습조차 최재현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동료들의 존중과 환자들의 사랑을 받는 그녀의 모습은 최재현에게 있어 새로운 모습들이었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최재현은 정서연이 일할 때는 어떤 모습이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호의적으로 대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최재현은 휴대전화를 쥐고 있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그건 신기하고 신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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