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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최도영의 그 깊은 눈은 주재현을 보는 듯했지만 흘러넘친 시선의 끝은 백연에게 닿아 있었다. 백연이 짜증 섞인 눈으로 노려보자 그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이 여자는 주재현 앞에서만 그 조신한 척을 한다니까.’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했고 백연은 여전히 주재현의 팔에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최도영은 철저히 왕따 취급받는 제삼자처럼 뒤쪽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의 등을 노려보았다. 이상하게도 두 사람이 거슬렸고 마음이 뒤숭숭했다. “약혼자님, 우리 점심 뭐 먹을까요?” “짜장면 먹어요.” “근데 우리 곧 약혼식 하잖아요. 나 관리해야 해요. 너무 먹으면 드레스 핏이 안 예쁠 거예요.” “괜찮아요. 드레스는 수선하면 되니까요.” “약혼자님, 이렇게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그녀의 ‘약혼자님’ 소리가 계속 울리자 최도영은 미칠 듯이 짜증이 났다. 평소 조용한 걸 좋아하는 주재현이 어떻게 이걸 견디는지 알지 못했다. 심지어 일일이 다 받아주며 응답하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최도영은 뒤에서 눈을 뒤집고 있었는데 바로 그다음 순간 그의 몸이 굳어져 허둥지둥 아래를 내려다봤다. 백연의 다른 손이 그의 다리를 슬며시 쓸고 있었고 매끄러운 손끝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는 옅은 주름만이 남았다. 최도영은 순간 숨을 훅 참았다.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간질임이 신경을 파고들며 자신과 백연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깨닫게 했다. ‘지금 대체... 어떻게 감히!’ 그 와중에도 백연은 주재현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이어갔다. 주재현이 시선만 살짝 뒤로 돌려도 자신의 약혼녀가 절친에게 손을 대는 것을 즉시 보게 될 터였다. 그 순간의 긴장과 짜릿함이 동시에 최도영의 신경을 뒤흔들었다. 게다가 그녀의 그 장난스러운 손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최도영의 호흡은 점점 흐트러졌고 이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느린지 미칠 노릇이었다. 손이 절대 닿아서는 안 되는 곳에 도달하기 직전에 최도영은 마침내 그녀를 막았고 그녀의 손을 붙잡고 치우려 했다. 그러나 힘 조절을 잘못해 둘 다 순간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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