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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엘리베이터가 마침내 도착하자 최도영은 미친 사람처럼 돌진하며 주재현과 백연이 맞잡은 손을 거칠게 갈라놓고 두 사람 사이를 쓱 지나갔다. 평소 냉정한 주재현조차 그의 행동에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최도영은 늘 그가 하지윤과 다시 이어지길 바랐고 그런 사이에 백연이 끼어들어 버렸으니 그녀가 눈엣가시일 만도 했다. “최도영 말은 신경 쓰지 말아요. 오늘 좀 많이 이상한 것 같으니까요. 언제 시간 나면 내가 다시 잘 말해둘게요.” 주재현은 몸을 숙여 백연의 귀 가까이 속삭이자 백연은 싱긋 웃었다. “네, 난 신경 안 써요.” 주재현은 최도영의 비꼬는 말의 진짜 의미를 몰랐지만 그녀는 정확히 알아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최도영은 백연의 분수를 모른다고 비웃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절친에게 독하게 약을 치고 있었다. 그 사람 마음속 영원한 사랑은 하지윤이다, 약혼을 앞두고도 다른 여자를 품은 남자라니 절대 좋은 상대가 아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결국 불행하다, 주재현이 백연을 사랑하지 않으니 불행해질 사람은 주재현이라며 말이다. 최도영은 대놓고 말했지만 주재현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식당은 회사에서 멀지 않았다. 은근한 호화로움이 깃든 우아한 식당이었고 주재현은 예약까지 해두었다. 백연은 주재현 옆에 바짝 붙어 앉았고 최도영은 알아서 둘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번 만남은 약혼 세부 사항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였다. 음식이 하나씩 놓이고 주재현은 차분하게 백연의 의견을 물었다. 백연 쪽은 친척이 거의 없었다. 입양 동생인 백진우 외에는 사실상 가족이 없었다. “그날에는 내 친구들 많이 부를래요. 내가 당신이랑 약혼한다고 하면 다들 나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할걸요.” 약혼 이야기를 꺼내자 백연의 눈이 반짝이며 기대감이 가득했다. “당신은 흰색 슈트 입으면 어때요? 나도 흰 드레스 입고 싶어요. 둘이 서 있으면 아주 잘 어울릴 거예요.” 지금의 백연은 사랑에 빠진 소녀 같았다. 백진우 앞에서처럼 거칠지도, 최도영 앞에서처럼 가식적이지도 않았다.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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