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최도영은 처음에 백연의 집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백연이 ‘동생'이라고 부드러운 남자의 젖어버린 몸 곳곳에는 흉측한 상처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 모든 상처는 백연이 남긴 것이었다.
그 순간 그는 생각했다. 정말로 그런 취향이 있는 거라면 방금 맞은 따귀는 정말로 약한 편이었구나 하고 말이다.
주재현은 차를 몰며 백연이 누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지 묻지 않았다.
그는 오후 일정이 여유로웠던지라 직접 백연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창밖의 풍경은 뒤로 밀려가고 백연이 핸드폰을 내려놓자 좁은 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진우는... 주씨 가문에서 잘 지내요?”
백연이 먼저 침묵을 깨며 고개를 기울인 채 물었다.
주재현은 앞만 똑바로 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형수도 그렇게 괴롭히진 않고요.”
혼외자라는 신분은 당연히 좋게 여겨질 리가 없었다. 백진우가 주씨 가문에 돌아간 후에도 주씨 가문에서는 그가 혼외자라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럭저럭'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겉만 그럴싸했다.
오랜 세월 사이좋게 지내던 부부에게 혼외자가 나타나다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제 부부의 사이에는 금이 갔고 형은 그 분노를 죄다 백진우에게 쏟아냈다.
첫날부터 밖에서 지내 묻어온 사특한 기운을 몰아낸다는 핑계로 마당에 무릎을 꿇게 했다.
사실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주재원의 혼외자는 결코 얌전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한여름 뙤약볕에 거의 쓰러질 지경인데도 가만히 무릎 꿇고 앉아있자 결국 형수가 나서 집사에게 데려가라고 했다.
주유민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건 백진우의 신장뿐이니 이대로 쉽게 죽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주재현은 백연을 흘끗 보며 말했다.
“진우 몸에는 상처가 많아서 바로 수술하기에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일단 몸부터 회복시켜야 해요.”
백연은 고개만 끄덕이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네.”
그녀는 백진우의 신장을 빌미로 주재현에게 약혼을 강요했으니 당연히 주씨 가문에서 그녀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제 둘의 약혼식이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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