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네, 들어오세요.”
문 너머로 백연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막 깨어 잠기고 나른한 목소리였다.
주재현이 문을 열자 백연은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백진우는 존재감 없이 옆에 서 있었다.
“죄송해요, 약혼자님. 제가 늦잠을 자버렸어요.”
백연은 눈을 비볐다. 아직 잠이 덜 깨어 비몽사몽 하품을 했다.
주재현은 그 모습을 보고 목소리를 낮추어 아주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졸리면 좀 더 자도 돼요.”
백연은 고개를 저으며 꽤나 속상한 듯 말했다.
“안 돼요, 오늘 약혼반지 고르러 가기로 했잖아요. 더 이상 늦장 부리면 안 되죠.”
그녀는 주재현을 향해 손을 뻗으며 자연스럽게 애교를 부렸다.
“안아주세요, 여보.”
언제나 냉정하고 침착하던 남자의 호흡이 살짝 거칠어졌다. 키스도 하고, 만지기도 했고,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런 지나치게 친밀하고 적극적인 태도는 여전히 그를 당혹스럽게 했다.
반면 옆에 있던 백진우의 눈빛은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백연은 그에게 단 한 번도 저런 부드럽고 어리광 섞인 말투로 말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침대 위에서도 그녀는 항상 고고했다.
백연은 주재현에게만 특별하게 대했다.
“삼촌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계시지 않았나요? 왜 갑자기 올라오셨어요?”
백진우가 불쑥 말했다.
그는 분명 밝은 곳에 서 있었지만, 얼굴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듯했고 온몸에서 불쾌하고 음습한 기운을 풍겼다.
“제가 누나와 단둘이 방에 있는 게 걱정되셨나요?”
“아니면 제가 누나를 깨운다는 핑계로 몰래 딴짓이라도 할까 봐요?”
“그것도 아니면, 삼촌은 혹시 저희 둘 사이에 남들이 모르는 불륜 관계라도 있을까 의심해서 현장을 덮치러 올라오신 건가요?”
“어차피 삼촌은 누나와 진심으로 원해서 약혼하신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 누나의 약점을 잡아서 스스로 파혼하게끔 협박하고 싶으셔서 안달이 나신 거겠죠.”
백진우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위협적이었다.
주재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백연은 찔리는 구석이 있어 주재현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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