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더는 키스하면 안 돼요, 들킬 거예요.”
백연이 손으로 최도영을 밀어냈다.
붉은 입술 위의 립스틱은 가장자리로 번져 있었고 원래도 도톰한 입술은 더욱 붉게 부어올라 있었다.
최도영은 재킷 단추를 풀고 한 손으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당겼다.
“그럼 키스 말고 다른 거.”
눈이 동그래지며 백연이 대답했다.
“최도영 씨, 미쳤어요? 여긴 나와 주재현 씨의 약혼식이에요.”
최도영은 그녀의 얼굴을 깊게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
“나를 미치게 만든 건 당신이잖아. 내가 그랬지. 주재현을 선택할 거면 다시는 나를 건드리지 말라고.”
최도영의 우월한 얼굴선은 평소의 느긋함을 거두고 깊은 눈은 심연처럼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마지막 기회 줄게. 주재현을 선택할래 아니면 나를 선택할래?”
설령 이게 그들의 약혼식이라도 최도영은 백연이 원한다면 모든 파혼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었다.
백연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최도영의 눈빛이 그녀를 파고들었다.
그 시선 아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주재현 씨를 선택하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데요?”
최도영이 비웃었다.
“어떻게 할 거 같아?”
잠시 흐르던 야릇한 분위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두 사람은 서로를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눈을 한 번 깜빡이고 백연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주재현 씨를 선택할게요.”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 속에서 최도영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은 서서히 사라지더니 금세 차가운 기색으로 덮였다.
그 순간 백연의 몸이 훅 하고 뜨는 느낌이 들었고 최도영이 그녀를 번개처럼 들어 어깨에 둘러멨다.
“최도영 씨, 뭐 하는 거예요?”
정성 들여 꾸민 머리칼이 흔들리며 헝클어졌고 백연은 그의 등을 가볍게 때렸다.
최도영은 대답도 하지 않고 그녀를 큰 침대 위로 휙 던졌고 그녀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내려다봤다.
그의 숨결은 무겁고 목덜미의 핏줄은 도드라져 있었다. 짙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그녀만을 가차 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백연, 나를 갖고 놀았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최도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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