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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이 순간, 나는 외삼촌 가족의 눈빛에서 절망을 보았다. 그들이 자랑하던 돈과 지위, 인맥이 엄마의 광기와 나의 위협 앞에서 이렇게나 무기력할 줄이야. “너... 애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해...” 외숙모가 덜덜 떨면서 말했다. “애가 잔인한 게 아니라 너희들이 그렇게 만든 거야.” 외할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며 순식간에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그는 내 앞으로 걸어와 나를 바라보았다. 주름진 늙은 얼굴에 처음으로 위엄은 사라지고 짙은 피로와 두려움만이 남아 있었다. “나연아.” 외할아버지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게 뭐냐?” 나는 알았다. 내가 이겼다는걸. 하지만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피해자처럼, 가족의 따뜻함을 갈망하는 아이처럼 행동해야 했다. “전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고개를 숙여 발끝을 바라보았다. “그저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 가고 싶고... 누군가가 저를 사랑해 주길 바랄 뿐이에요. 여러분이 제 동생을 사랑하는 것처럼요.” 이 말은 날카로운 칼처럼 외할머니의 가슴 깊숙한 곳을 정확히 찔렀다. 외할머니는 입을 가리며 눈물을 흘렸다. “죄악이야... 죄를 저질렀어...” 결국, 두 시간에 걸친 다툼과 계산 끝에 ‘화해 협정'이 성사되었다. 하나, 엄마를 시내 최고의 정신병원에 보내고 비용은 외삼촌이 부담하며 매달 잘 지내는지 찾아가 보는 것. 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법적으로 나를 입양해 관련 절차를 밟는 것. 셋, 양육비와 교육비는 모두 외삼촌이 부담하며 나에게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 겉으로는 해피엔딩으로 보이지만 난 이게 또 다른 형태의 ‘감금’이라는 걸 잘 알았다. 그들이 나를 입양한 건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 시한폭탄 같은 우리 엄마도, 그 폭탄의 도화선인 나도 두려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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