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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내려놔.” “내려달라고? 지금 이 상태로 내리면 바로 병원행일 텐데?” 박정우는 민우희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꿈쩍도 하지 않았고 민우희는 그의 품에 안긴 채로 단단히 고정되어 도무지 빠져나올 틈이 없었다. 민우희의 눈빛에 불꽃이 이는 듯했다. “내가 말했지. 네 도움은 필요 없다고!” “응.” 박정우는 짧게 대답했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 집안이 무너진 뒤로 민우희는 늘 자신을 옥죄듯 살았고 한 번도 느슨해진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이렇게 화내는 모습은 오히려 그녀가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박정우.” “응, 나 여기 있어.” “당장 내려놔.” “병원에 도착하면 내려줄게.” “제발 남의 일에 이렇게 오지랖 부리지 마.” “나 원래 한가해서 오지랖이 넓어.” 찰칵. 그때 그들은 조금 떨어진 계단 모퉁이에서 누군가가 휴대폰을 든 채 연속으로 셔터를 누르고 있다는 걸 몰랐다. 남자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지랄, 완전 걸레였네. 남자 품에 안겨서는 그 도도하던 표정이 싹 사라졌잖아.’ “주 대표님, 제가 보낸 사진 보셨죠? 민우희는 평소에 그렇게 청순한 척하더니 어떤 남자의 품에서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네요? 참 웃깁니다. 청순한 척하면서 뒤로는 저러고 있는 게. 하하하!”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주진혁은 사진을 확대해 보았고 옆에 화려한 속옷 차림의 여자가 그의 품에 기대 있었다. 주진혁의 시선이 사진 속 남자의 얼굴에 멈췄다. ‘이 사람은 박정우잖아?’ “주 대표님?” 상대는 그가 대답하지 않자 다시 물었다. “사진 보셨습니까?” “봤어. 잘 찍었네. 내가 그년 뒤가 든든할 줄 알았어. 아니었으면 회사에서 그렇게 설치지도 못했을걸.” 그는 휴대폰을 이리저리 돌리며 중얼거렸다. “내 연락을 기다려. 우리 민 대표님께 아주 특별한 선물을 보내드려야겠네.” 그의 머릿속에서 음울한 계획이 떠올랐다. 사실 주진혁은 민우희와 직접적인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형이 민우희를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그 역시 자연스럽게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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