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이게 무슨 짓이에요?”
“뒤에 있는 쓰레기통에 부딪혀 넘어질까 봐 그랬습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어요. 아윤아, 내 말 좀 들어봐.”
박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친해요? 아윤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강민건의 말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몸을 돌려 최근에 박동하가 마련해 준 핑크색 스포츠카에 올라탔다. 그리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엑셀을 밟았다.
“아윤이, 왔어? 내가...”
집에 있던 유선영이 다가와 말을 건넸지만 박아윤은 대답조차 하지 않고 곧장 2층의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왜 괜히 붙잡아서는. 그냥 넘어지게 놔두면 되잖아. 뽀뽀하게 된 것보다 훨씬 나은데.’
하지만 왜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는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고작 뺨에 입술이 스친 것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그녀는 보수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왜 그렇게 급히 자리를 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윤이에게 무슨 일 있는 건가?”
유선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평소라면 매일 저녁 돌아오자마자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 동안의 일을 들려주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곧장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박창진은 발소리를 죽이며 위층으로 올라가 조심스럽게 문 앞에 엎드려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방 안은 너무 조용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빠, 여기서 수상하게 뭐 하세요?”
휠체어에 앉은 박유하는 문 앞에 몸을 낮추고 엎드려 있는 아버지를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창진은 급히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박유하의 목소리를 낮췄다.
“네 여동생이 방금 돌아왔는데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 얼굴이 굳어 있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해.”
박유하는 휠체어를 돌려 문 앞으로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문을 두드렸다.
박창진은 눈을 크게 뜨며 속삭였다.
“뭐 하는 거야?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다고 했잖아!”
잠시 뒤, 문이 열리며 박아윤이 얼굴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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