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보안팀 직원들이 방패며 곤봉 같은 장비를 들고 완전히 무장한 채 대표 사무실 층으로 몰려왔다.
“야생 멧돼지가 어디 있습니까?”
“엘리베이터까지 혼자 타고 올라온 건가?”
우르르 몰려온 인원만 해도 수십 명이었고 멧돼지를 꼭 잡아야 한다는 기세가 흘렀다.
팀장은 대표 사무실 총괄인 안나에게 물었다.
“안 비서님, 멧돼지가 어디 있습니까?”
안나는 얼굴을 돌린 채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오래도록 신음하다 힘이 빠져버린 주진혁이 널브러져 있었다.
“저 사람이에요. 얼른 병원으로 데려가세요.”
순간 팀장은 얼굴이 굳었다. 까무잡잡한 피부 위로 커다란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렀다. ‘이 분위기를 봐서는... 그냥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낫겠군.’
“하하!”
민우희의 전속 비서는 안도하던 마음이 터져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대표님, 박아윤 씨는 정말 만만치 않네요. 직접 보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민우희는 여전히 고개도 들지 않고 손에 쥔 일을 처리했다.
“박씨 가문이 있잖아. 아윤이는 태어날 때부터 두려울 게 없었어. 여긴 박현 그룹 산하 회사인 네오야.”
겉으로만 보면 냉소처럼 들릴 말이었지만 전속 비서는 달랐다. 민우희가 무심한 게 아니라 박아윤이 별 탈 없이 버틸 거라 확신했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 위험해지면 민우희가 가장 먼저 나섰을 것이다.
비서는 속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대표님이 더는 이렇게 모든 걸 삼켜내며 버티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면 좋겠어. 누군가가 대표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으면...’
비서는 다시금 감탄했다.
“박아윤 씨도 참 대단하네요. 책상 위 물건을 전부 엎어버렸는데도 처음에는 꾹 참다니요.”
민우희가 슬쩍 블라인드 틈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저긴 아윤 씨 자리가 아니라 루시 자리야.”
“...”
비서는 할 말을 잃었다. 어쩐지 박아윤이 태연하게 구경만 한 것처럼 보였던 이유가 있었다.
한편, 녹음실.
“하하. 잘했어. 내가 다 속이 후련하네.”
박서준은 전송된 현장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