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물론 답장은 못 받았다.
최지유의 차고에서 아무 차나 골라 탄 최지은은 곧장 강호 그룹 본사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약 없이 출입은 불가능했다.
프런트 데스크의 여직원은 미소를 머금은 채 친절하게 응대했고, 강압적인 태도는 아니었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휴대폰을 꺼내 강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직원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지켜만 봤을 뿐, 마치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듯 한심한 눈빛이었다.
최지은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연결음이 이어질수록 프런트 여직원의 미소는 점점 더 공손해지면서도 경계심이 묻어났다.
다행히 두 번째 전화에서 통화가 되었다.
하지만 휴대폰 너머로 정적이 흘렀다.
최지은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 저 최지은이에요.”
“휴대폰에 발신자 이름 떠.”
정말이지, 부탁하는 입장만 아니었다면 연락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저 지금 회사 로비에 있어요. 어젯밤에 집까지 데려다주신 거 감사해서 언니가 특별히 선물 챙겨줬는데 대신 전해드리려고 왔어요.”
이내 길고도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강 대표님?”
최지은이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하지만 돌아온 건 전화가 뚝 끊기는 소리였다.
그녀는 귀에서 휴대폰을 떼고 통화가 종료된 화면을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프런트 여직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만 표정에 경계심이 조금 더 짙어졌고, 마치 갑자기 안으로 들이닥칠까 봐 대비하는 눈치였다.
“저... 서민준 씨한테 연락해봐도 될까요?”
최지은이 민망하게 웃으며 물었다.
여직원은 고개를 끄덕였고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물론이죠.”
최지은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옆으로 한 걸음 옮겼다.
곧이어 여직원도 그녀를 따라 옮겨 섰다.
‘충신이 따로 없군.’
서민준에게 전화를 거는 와중에 한 무리 사람에게 둘러싸여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는 강도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선 직원의 보고를 묵묵히 듣는 동안 그의 시선은 줄곧 손에 든 휴대폰에 머물러 있었다.
최지은은 얼른 전화를 끊고 남자를 향해 다가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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