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응접실에 들어서는 순간 최지은은 깜짝 놀랐다.
안에는 어림잡아 스무 명이 넘는 듯했다.
다들 손에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고, 대부분 구직하거나 협력을 제안하러 왔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최지은이 들어서자 이목이 잠시 그녀에게 쏠렸다. 하지만 찰나에 불과했을 뿐, 금세 시선을 거두고 각자 대화를 나누는 데 집중했다.
그녀는 조용히 구석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머릿속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던 찰나 옆에서 한 여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처음 오신 거예요?”
“네.”
상대는 혀를 차며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럼 좀 오래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저도 여기 온 지 일주일 됐는데 아직 강 대표님 얼굴도 못 봤어요. 저기 입구에 앉은 분은 벌써 보름째예요. 매일같이 오시는데 한 번도 뵌 적이 없대요.”
최지은이 나지막이 되물었다.
“강 대표님 방금 나가지 않으셨어요? 왜 못 뵌다는 거예요?”
여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혹시 강 대표님한테 직접 말 걸었어요?”
최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도 안 쫓겨났다고요?”
그녀는 의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마치 강도윤의 길을 막았는데도 멀쩡한 사실이 불가사의한 것처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응접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되자 최지은은 괜히 머쓱했다.
“저, 쫓겨나야 하는 건가요?”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죠!”
그동안 어떻게든 기회를 잡으려고 무턱대고 강도윤의 앞에 뛰어든 ‘용감한 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서류와 함께 내동댕이쳐졌다.
그 이후로 응접실에는 묵묵히 지켜지는 불문율이 생겼다.
구직도, 협력 제안도 가능하지만 절대 강도윤의 길을 막거나 방해해서는 안 되며 그저 조용히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서 최지은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강도윤이 그녀를 쫓아내지 않은 건 언니의 체면을 봐서일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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