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화
주나연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말끝에는 어딘가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배아현이 막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려는 순간 최지은이 조용히 탁자 아래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눌렀다.
이 정도 빈정거림쯤은 대수롭지 않았고 굳이 신경 쓸 가치도 없는 말이었다.
주나연은 그런 최지은의 반응을 흘끗 곁눈질하더니 여유롭게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입가에는 마치 이 자리가 자신이 주도하는 무대라도 되는 양 느긋한 미소가 걸렸다.
“자, 우리 모두 지은이의 복귀를 축하하며 한잔하자.”
그녀의 제안에 모두 잔을 들었다.
최지은은 잠시 망설이다 입술을 깨물고 마지못해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그때 배아현이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주나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나연아, 너 지금 그게 무슨 뜻이야?”
주나연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뜻이라니? 지은이가 도성으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는 말이잖아.”
배아현의 미간이 좁아지고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 눈빛을 마주한 주나연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최지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은아, 내가 무슨 말실수 했니? 혹시 무례했어?”
최지은이 대답하기도 전에 배아현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례했는지 아닌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
주나연은 잔을 내려놓으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지은아, 혹시 내 말이 불쾌했다면 사과할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미안.”
입술은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눈가엔 오히려 묘한 우월감이 번지고 있었다.
“내가 널 마지막으로 본 게 십 년 전이었지? 그때 넌 참 당당하고 빛났거든. 그 기억 때문이었나 봐. 세월이 흐르면 사람은 변하잖아. 요즘 최현 그룹이 상황이 안 좋다니 네가 예민해지고 자신감 잃는 것도 이해는 돼.”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배아현은 굳은 얼굴로 와인잔을 밀쳐버렸다.
잔이 부딪치며 둔탁한 소리가 났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지은의 손목을 잡았다.
순간, 공기가 냉랭하게 식었다. 주변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눈치만 살폈다.
그런데도 주나연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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