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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김가영은 강도윤의 말투 속에 담긴 불쾌함을 단번에 눈치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다가 곧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해야지.” 그녀는 곧장 조민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조 선생님, 아직 얼마나 남았어요?” “다 됐어요.” 조민규는 이미 최지은의 메이크업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거울 속 그녀의 얼굴을 보자 그는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의 작품이 그만큼 완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곁에 김가영과 강도윤이 있는 걸 떠올리고는 그 생각을 접었다. 조민규는 이 둘 중 누구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자신이 곤란해질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는 김가영이 조금 전에 했던 말에 숨어 있는 뜻을 알아챘다. 김가영이 최지은더러 남자 덕분에 사람이 바뀌었다고 한 것은 뼈 있는 비아냥이었다. 조민규는 최지은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언니 최지유가 가끔 흘리듯 말하던 이야기들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최지은은 결코 남자에게 의지해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힘으로 꿋꿋하게 버텨온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억눌린 표정 속에서도 묵직한 인내와 자존감이 보였다. 사실 최씨 가문은 십여 년 전만 해도 도성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아주는 명문가였다. 최지은이 받은 교육 역시 김가영 못지않았다. 김씨 가문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하긴 했지만 그 뿌리는 결국 조상들이 세워둔 기반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왕실의 직계’라며 자신들을 포장하고 다녔지만 알고 보면 낡은 명함을 붙잡고 사는 집안에 불과했다. 조민규는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굳은 듯한 최지은의 어깨를 툭 치며 위로하듯 미소를 지었다. “지은 씨, 그럼 난 김가영 씨한테 메이크업해 주러 갈게요. 내 조수가 와서 헤어를 마무리해 드릴 거예요.” “네.”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김가영이 그녀의 뒤에 서서 마치 진심 어린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지은 씨. 내가 지은 씨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뺏어버렸네요.” 거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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