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강도윤은 배아현과 김가영의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녀가 뭐라 하든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의 냉정함에 김가영은 안도와 분함이 동시에 밀려왔고 가슴이 조여들었다.
강도윤은 손끝으로 카드를 하나 툭 내던지며 옆에 조용히 서 있는 최지은을 흘깃 바라봤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씨 가문의 도우미에게 말했다.
“의자 하나 가져와요.”
“네, 강 대표님.”
도우미는 즉시 조그만 의자 하나를 가져다 최지은의 옆에 놓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최지은 씨, 여기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최지은은 부드럽게 인사한 뒤 자연스럽게 강도윤의 옆에 앉았다. 그는 가끔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한두 마디 말을 걸었다.
둘만의 조용한 대화가 오가자 김가영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강도윤이 그녀를 완전히 ‘투명인간’ 취급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를 늘 밝고 여유롭게 대하던 그의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이제 강도윤은 김가영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굴었다.
한편, 배아현은 자기 오빠 옆 의자의 팔걸이에 걸터앉은 채 아까 있었던 얘기를 계속 늘어놓았다.
김가영의 표정은 내내 굳어 있었고 억지로 웃는 듯한 그 모습은 오히려 더 불편해 보였다.
“도윤아, 언제쯤 끝나?”
그녀가 조심스레 물었지만 강도윤은 여전히 최지은과 이야기하느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배하준도 게임에 집중하느라 대답하지 않았고 옆에서 배아현이 장난스럽게 그의 카드를 빼앗으려는 걸 막느라 바빴다.
김가영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자 권승준의 맞은편에 앉은 권진우가 대신 말했다.
“아직 네 판 남았어. 그동안 소파에서 좀 쉬어.”
김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쪽 소파에 앉았다. 그녀를 따라 권민희도 자리에 앉으며 몇 마디 말했다.
“가영아, 너희 회사 쪽에서 진행하는 그 프로젝트 말이야, 우리 쪽하고 계약 조율 잘 되고 있지?”
원래라면 이런 자리에서 웃으며 맞장구를 쳤겠지만 지금의 김가영은 도통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속이 뒤집혀서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가영아?”
두 번을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자 권민희는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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