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소유정은 한수혁의 오만한 태도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어제 그에게 협력을 제안하러 갔다가 모욕만 당했는데, 오늘 이렇게 강도윤 앞에서도 뻔뻔하게 잘난 체하는 걸 보니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
‘한수혁, 도대체 뭐가 잘났다고 저러는 거지?’
감사를 해야 한다면 소유정이 감사를 표해야 할 대상은 한수혁이 아니라 최지은이었다.
“한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가장 감사해야 할 사람은 바로 대표님이시죠. 대표님과 지은 씨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저도 지은 씨를, 그리고 강 대표님을 알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요.”
그녀는 일부러 한마디를 덧붙였다.
“정말 좋은 여자 친구를 두셨네요.”
소유정의 말에 술기운으로 흐릿하던 한수혁의 눈빛이 순간 맑아졌다.
그는 의자에 앉아 찌푸린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여전히 정중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그 시선 속에는 은근한 비웃음과 업신여김이 서려 있었다.
짧은 정적이 흘렀고 그 순간 강도윤이 잔을 들어 올리며 최지은의 잔과 가볍게 부딪쳤다.
“저 역시 최 대표님 앞날이 밝고 순탄하기를 바랍니다.”
강도윤이 나서자 분위기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한수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마지못해 잔을 들어 올렸다. 억지로 술을 들이켜고는 투덜대듯 잔을 탁 내려놓았다.
이윽고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
한수혁만 홀로 의자에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최지은과 소유정은 가방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도윤은 다른 이들의 환송을 받으며 방을 나섰다.
그는 문 앞에 이르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최지은을 바라봤다.
“내일 회사로 와서 계약서에 서명하시죠. 세부적인 문제도 수시로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저녁 자리에서 이미 모두가 최지은과 강도윤 사이에 일종의 협력이 성립되었다는 걸 감지하고 있었다.
이제 강도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한 이상, 혁운 그룹과 강호 그룹의 협력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최지은이 혁운을 대표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혁운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대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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