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한수혁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지은아, 그게 아니라... 요즘 기분 나빴던 게 그거 때문이야?”
긴장했던 한수혁의 표정이 풀리자 최지은은 냉소를 흘렸다.
“한수혁, 난 지금 네 얼굴조차 보기 싫으니까 제발 내 발목이나 잡지 마.”
말을 끝낸 최지은은 곧장 강호 그룹 사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수혁은 그런 최지은의 뒤를 따랐다.
최지은이 로비에 들어서자 직원이 서둘러 다가왔다.
“최 대표님, 강 대표님께서 위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최지은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한수혁이 재빨리 따라붙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은아, 우리 사이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같이 가자.”
최지은은 발걸음을 멈추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녀에게 그렇게 모욕을 당했는데도 한수혁은 여전히 뒤따라오고 있었다.
체면 따위는 이미 내려놓은 듯했다.
옆에 있던 직원이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채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최 대표님, 죄송합니다만 사전에 말씀해 주신 인원이 한 명뿐이라 대표님께서만 올라가실 수 있습니다.”
최지은은 속으로 안도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한수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막 말을 꺼내려는 순간 최지은이 먼저 그를 흘깃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다시 한번 경멸스럽게 훑어본 뒤 낮게 쏘아붙였다.
“그만 창피하게 굴어. 오늘은 술 취했다는 핑계도 못 대잖아?”
한수혁의 눈빛에 불만이 스쳤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 이 자리에서 최지은과 실랑이를 벌였다간 혁운 그룹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라는 생각에 그는 얼굴을 굳힌 채 주먹을 쥐며 마지못해 물러섰다.
“그러면 여기서 기다릴게.”
최지은은 대꾸하지 않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곧장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몸을 돌린 순간, 최지은은 선물을 들고 처량한 모습으로 로비를 벗어나는 한수혁을 보게 되었다.
한수혁이 주위 친구들에게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온 사람이란 걸 생각하면 지금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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