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한수혁은 잠시 멈칫하다 표정을 굳혔다.
“내가 지금 돈을 보내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
최지은은 그렇다고 가볍게 답한 뒤 반문했다.
“기분 나쁠 이유가 없잖아?”
한수혁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지금 당장 송금할게!”
“좋아. 대신 꼭 자발적 증여라고 비고 남겨줘.”
한수혁은 어두운 얼굴로 통화를 끊고 곧장 은행 어플을 열어 최지은에게 송금했다.
메모란에는 자발적 증여라고 적은 뒤 송금 완료 화면을 캡처해 그녀에게 보냈다.
최지은은 핸드폰을 내려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문자 알림을 받았다.
계좌에 4억 원이 입금된 것이었다.
입가가 스르르 올라가며 굳었던 얼굴이 풀렸다.
차 수리비를 해결한 것도 모자라 덤으로 여윳돈까지 챙긴 셈이었다.
최지은은 채팅창을 열고 기분 좋게 고맙다는 귀여운 이모티콘을 하나 보냈다.
그 답장을 본 한수혁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지금 바로 너한테 갈게.]
문자를 보자 최지은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사라졌다.
[난 오히려 모레, 우리 결혼식장에서 마주하는 걸 기대하고 있는데.]
[뭐야? 일부러 첫날밤 분위기라도 내고 싶은 거야?]
[너도 기대되지 않아?]
[당연히 기대되지. 꿈에서도 네가 내가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내 곁으로 오는 순간을 상상했어. 지은아, 나 정말 널 너무 사랑해.]
최지은의 입가에 비릿한 웃음이 번졌다.
‘사랑한다고? 누가 그런 말을 믿어. 하...’
적어도 그녀는 절대 믿지 않았다.
[그럼 기대해. 내가 준비한 깜짝선물도 있으니까.]
최지은은 그 문자를 마지막으로 한수혁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한수혁은 오랫동안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다 미소 지었다.
왠지 다시 연애 초반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사이 차는 남원 아파트로 향하고 있었다.
입구에 도착하자 한수혁은 밖을 내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회사로 가자. 당분간 회사에서 지낼 거야.”
“네, 대표님.”
장승현은 바로 회사로 차를 돌렸다.
남원 아파트에서 회사까지는 고작 2분 남짓한 거리였다.
한편, 집에 있던 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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