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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윤지현은 억지로 젓가락을 집어 들고 깨끗하게 비우기 미션을 수행했다. 고유진은 이미 조도현 때문에 이성을 완벽히 잃어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를 탓할 수도 없었다. 그런 외모로 그렇게 부드럽게 쳐다보면서 저토록 달콤한 목소리로 ‘소고기 듬뿍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는데 누가 안 넘어갈 수 있겠는가? 가게 사장님마저도 볼이 발그레해진 듯했다. 고유진은 심은우에게도 라면을 억지로 먹이려고 시도했으나, 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위협하자 더 이상 강요할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원래는 윤지현이 고유진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심은우가 갑자기 끼어들어 그녀를 자기 쪽으로 당겼다. “대체 언제까지 이럴래!” 윤지현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목소리를 낮춰 날카롭게 말했다. “설마 지금 또 조도현 따라갈 생각은 아니지?” “내가 누구를 따라가든 그건 너랑 상관없어. 이혼 서류는 이미 다 썼고 이혼 신고 안 하는 건 네 사정이지 내 문제가 아니니까. 우리는 이미 끝났어.” 말을 마친 윤지현은 그의 손을 뿌리쳤고 심은우는 다시 그녀의 손목을 붙잡으며 말했다. “난 아직 안 끝났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장면을 보던 조도현이 야간의 어둠 속에서 살짝 혀를 찼다. “저 둘의 대사, 벌써 세 번째 듣는 것 같은데...” 고유진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게 만약 소설이었다면 분량 늘리기로 신고당했을 거예요. 한 사람은 이혼하자고 하고 한 사람은 못 하겠다고 하고 무한 반복이네요.” 조도현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용히 말했다. “이렇게 하죠. 제가 심은우 씨를 데리고 갈 테니 변호사님이 윤지현 씨를 데리고 가세요.” 고유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동의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그 순간 너무나도 가까이 선 조도현의 키가 정말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71cm의 그녀마저 고개를 한참 들어야 했다. 이런 남자 품에 안기면 얼마나 든든할까. 고유진은 눈에서 하트를 날리며 수줍은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기, 조 대표님... 만약 지현이랑 잘 안되시면 혹시 제가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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