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윤지현은 전석강이 같이 식사하자고 하자 머릿속에서 사이렌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가 몰래 누군가에게 눈치를 주는 걸 본 순간 윤지현은 자신의 추측이 정확하다는 걸 확신했다. 절대 그들과 함께 식사할 수는 없었다. 윤지현이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사실 매우 긴장했지만 겉으로는 매우 여유로운 척했다. 그녀는 조도현의 곁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대표님, 영양사님께서 9시 반 이후로는 절대 아무것도 드시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식사를 하지 않는 편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조도현의 그윽한 눈동자가 부드럽게 빛났다. “윤 비서 말대로 해야겠어.” 전석강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윤 비서가 간섭이 심한 편이네?” 윤지현은 기계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제가 어떻게 감히 저희 대표님 일에 간섭하겠습니까? 사실은 사모님께서 제게 대표님을 옆에서 지켜봐달라고 부탁하신 겁니다. 영양사님도 사모님께서 모셔 온 분이시고요. 아주 엄격한 분이세요. 매일 데이터를 기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죠. 저는 그저 일개 직장인일 뿐입니다. 저도 사실 꽤 난감합니다.” 전석강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지금 도현이 어머니를 들먹이며 날 협박하는 거야?” 윤지현이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그러니까 도현이 어머니가 동의하면 먹을 수 있다는 거지?” 전석강이 휴대전화를 꺼내며 전화를 걸려는 척했다. 그는 윤지현이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았다. 영양사가 있다는 말도, 사모님이 자기 대신 지켜봐달라고 했다는 것도 전부 거짓말일 것이다. 전석강은 사실 윤지현에게 겁을 줘서 조도현이 어쩔 수 없이 그와 식사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두 사람 모두 꼼짝하지 않았다. 마치 그가 전화하기를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전석강은 계속하여 번호를 누르는 척했다. ‘할 수 있으면 해보든가.’ 윤지현은 전석강이 전화를 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 사생활이 문란한 어른이 갑자기 늦은 밤 자기 아이를 데리고 같이 늦은 저녁을 먹겠다고 하는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