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윤지현은 이 일을 자연스럽게 넘기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데 조도현이 뜬금없이 얘기를 꺼냈다.
“어제 윤 비서의 동의도 없이 입을 맞춰서 미안해.”
“...!”
윤지현은 너무 놀라 사레가 들렸다.
왜 갑자기 그 얘기를 또 꺼내는 것일까?
조도현은 윤지현에게 컵을 건넸고 윤지현은 물을 반 컵 이상 마시고 나서야 겨우 진정했다.
“그냥... 없었던 일로 여기시면 돼요.”
“나는 내가 한 짓에 책임을 져야 해.”
“...?”
윤지현은 뒤늦게 반응을 보이며 서둘러 손을 저었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녀는 귀신이라도 본 듯이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는 괜찮다는 말을 연달아 세 번 했다.
조도현의 눈빛이 빛을 잃은 별처럼 어두워졌다. 그는 한참 뒤 웃음을 터뜨렸다.
“소심하지 않다고 하더니, 겁이 많네.”
윤지현은 컵을 든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살짝 얼어붙은 것 같았다.
윤지현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고 컵을 바라보았다. 투명한 유리컵은 반짝이면서도 예뻤지만 그것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윤지현을 잘 알고 있었다.
조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윤지현은 컵을 내려놓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이 산이 조금 이상한 걸까? 아니면 어젯밤 약기운 때문에 조도현이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키스한 탓에 그녀에게 호감이 생겼다고 착각한 걸까? 어찌 됐든 돌아가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맞아. 돌아가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
윤지현이 나갔을 때 백성하는 벌써 도착한 상태였다.
그는 조도현에게 보고했다.
“전 대표님은 날이 밝기도 전에 떠나셨습니다. 상한 음식을 먹어서 급성장염에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전 대표님이 데려왔던 친구분들도 전부 떠나셨습니다.”
조도현은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전 대표님도 도망칠 줄 아네. 아마 여울 씨가 전 대표님에게 얘기한 거겠지.’
전석강이 급성장염을 핑계로 떠난 탓에 원래 그와 조도현 두 사람이 함께 행사에 참석해야 했지만 조도현만 남아서 혼자 행사에 참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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