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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윤지현의 목이 뻣뻣해졌다. 돌아가고 싶으면 먼저 돌아가라니. 말투를 보니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불쾌해져서 그 점을 까발려 그녀가 얼마나 본인의 일에 무책임한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윤지현은 잠깐 고민하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왜 그녀에게 이토록 까탈스럽게 구는 걸까? “네. 대표님께서 허락하셨으니 전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윤지현은 한없이 태연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가 불쾌해하고 까탈스럽게 구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 아침, 그리고 조금 전에 그녀가 눈치 없게 굴어서일 것이다. ‘이제 곧 잘리겠네...’ 눈치 있게 행동할 생각이 없으니 말이다. 윤지현의 대답에 조도현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조금 전보다 더 심각해졌다. 운전기사는 두 사람의 사이가 왜 점점 나빠지는 건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차는 계속 달렸다. 뒷좌석에 앉은 조도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윤지현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 뒤 차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 윤지현은 차 뒤로 걸어가서 트렁크를 열어 자신의 짐을 꺼냈다. “대표님, 친구분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전 먼저 운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윤지현은 부드럽게 말하면서 캐리어를 끌고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조도현이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캐리어를 잡은 뒤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어.” 윤지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의 신분과 지위라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화를 내셔도 되죠.” “...” 조도현은 윤지현의 부드럽지만 칼처럼 날카로운 말에 찔려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러면 앞으로 그중에서 윤 비서만 제외할게.” 윤지현은 순간 그의 말 때문에 가슴에 작게 파문이 일었다. ‘뭔가... 이상한데...’ 조도현은 캐리어를 다시 차에 넣은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윤지현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갔다. 건물 5층 발코니 쪽에는 큰 키에 아주 건장한 체격을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검은색의 셔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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