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윤지현은 미소를 지었다. 우는 것이 나을 것 같은 미소였다.
누가 그런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겠는가?
“좀 좋은 것에 참가하면 안 되나요...”
윤지현은 고개를 들면서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되지.”
조도현은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별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낮으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윤 비서가 참가하고 싶은 거라면 뭐든 참가할 수 있지.”
윤지현은 사실 조금 더 버틸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훌쩍대며 우스운 꼴을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순간만큼은 제멋대로 굴어도, 연약한 모습을 보여도, 응석을 부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이 시큰하면서도 따뜻해지는 기분에 결국 그녀는 무너지고 말았다.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윤지현은 온몸의 힘을 뺐다. 그러나 걸으면서 상처투성이가 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갑자기 발을 헛디뎌 벼랑 끝으로 떨어질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윤지현은 조도현의 몸에 기댄 채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도현은 그녀가 체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정장을 벗어 그녀의 얼굴을 가려준 뒤 그녀를 데리고 레스토랑 밖으로 빠져나왔다.
차에 타고 나서도 윤지현은 소리없이 어깨를 들썩였다.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은 원래 한 번 터지면 쉽게 멈출 수가 없었다. 밀물처럼 거세게 밀려오는 감정 때문에 윤지현은 한참이 지나야 다시 평온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윤지현은 드디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감정을 흘려보내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주위는 고요했고 그녀는 아직 차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를 안고...
‘안고? 안고 있다고?’
윤지현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있고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는 걸 발견했다.
마치 매일 밤 그녀가 안고 자는 쿠션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정신 나간 짓을 한 만큼 그 결과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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