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포도? 아, 포도라니! 제발. 난 포도가 싫어!’
윤지현은 절망에 빠진 얼굴로 문을 열러 가려고 하다가 자신이 민소매 하나만 입고 있는 걸 떠올리고는 서둘러 옷을 하나 더 걸쳤다.
이리저리 뛰어다닌 데다가 긴장하고 초조했던 터라 문을 열 때 윤지현은 숨을 거칠게 쉬면서 이마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뛰었어?”
조도현은 윤지현이 땀을 흘리는 걸 보고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윤지현은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네. 뛰었어요. 운동하면 건강에 좋잖아요.”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조도현이 들고 있는 비닐봉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포도는 이리 주세요. 가져다주셔서 감사해요. 어서 돌아가세요.”
“...”
윤지현의 손이 비닐봉지에 닿으려던 순간, 조도현이 포도를 다른 손에 들었고 윤지현은 헛손질하게 되었다.
“윤 비서는 포도를 가져다준 사람을 문전박대하나?”
윤지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 말 때문에 더는 조도현을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들어오세요.”
윤지현은 옆으로 몸을 살짝 비켜서면서 정중하게 그를 초대했고, 조도현은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면서 그녀에게 포도를 건넸다.
“아저씨가 차갑게 해서 먹으면 더 맛있대.”
“...”
‘그렇게 맛있는 포도면 본인들이나 먹지!’
윤지현은 미소 띤 얼굴로 건네받은 뒤 조도현에게 앉으라고 하고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당황하지 마. 당황할 것 없어. 그냥 친구가 집에 놀러 온 거로 생각해.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표님인데... 게다가 몇 번이나 스킨십을 한 적이 있는 남자인데!’
아주 긴 밤이었다.
여우 같은 남자는 아주 신 포도를 가지고 와서 홀로 사는 여자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상대는 에스트로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여자였다.
비닐봉지를 든 손이 마치 그녀의 마음처럼 축축하고 뜨거웠다.
5분 뒤, 윤지현은 물 한 컵을 들고나왔다. 얼음과 애플민트를 넣은 물이었다.
“대표님, 물 드세요.”
윤지현은 조도현의 앞에 컵을 내려놓았고 조도현은 눈앞의 애플민트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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