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율아...”
중년 남성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대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해 보였고 호흡마저 흐트러졌다. 그는 윤지현을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윤지현은 고유진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고유진은 구씨 가문이 상당히 실력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말을 듣자 입맛이 뚝 떨어졌다. 이번만큼은 구서희가 벌을 받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변수가 생기다니.
그러나 고유진은 이내 냉정함을 되찾았다. 그들에게는 조도현이 있었다.
윤지현이 말했다.
“그 사람 아주 지독한 사람이래. 이민혜 아주머니가 위험해질지도 모르니 언질을 줘야겠어. 혹시 모르잖아.”
고유진이 대꾸했다.
“내가 얘기할게.”
“응, 그래. 그러면 나는...”
윤지현이 뭔가 더 말하려는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유진아. 일단 그렇게 하고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전화를 끊은 뒤 몸을 돌린 윤지현은 50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성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걸 보았다.
그 사람은 점잖고 우아해 보였으며 상류층 사람들에게서만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비록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젊었을 때 상당한 미남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게다가 몸도 늘씬해서 평범한 아저씨들과는 달랐다.
어느 회사의 대표님인 걸까?
“누구시죠?”
빠르게 머리를 굴린 윤지현은 그를 처음 본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유치훈은 눈앞의 아름다운 윤지현을 보며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옆모습은 닮았지만 정면에서 보니 별로 닮지 않았다. 그러나 눈매만큼은 그가 상상하던 것과 비슷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윤지현은 상대방이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계속 바라보자 예의를 갖춰 다시 물었다.
유치훈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아, 이곳에 처음 왔는데 길을 잃어서 말이야. 마침 이쪽에 사람이 있어서 물어보려고 왔지.”
“여기가 꽤 넓긴 하죠. 어느 룸으로 가시려고요?”
“우죽헌.”
“이쪽으로 가셔서 저 복도에 있는 세 번째 방으로 가시면 돼요.”
윤지현은 손으로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 마침 그녀가 가본 적이 있는 룸이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