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화
오늘은 주말이 아니라 학교에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경비원과 얘기를 나누고 선생님께 연락까지 해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절대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를 받았다.
낮에는 정겨운 길이었는데 저녁이 되니 오래된 건물들과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차 안의 분위기 또한 스산했으니...
차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나아가니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심은우가 적막을 깨고 먼저 입을 열었다.
“나랑 지현이는 예전에 매일 이 길을 걸었어.”
조도현은 우아하게 미소를 지었다.
“다른 학생들은 이 길을 안 걷고 다른 길로 에둘러 가기라도 했나 봐.”
심은우가 말했다.
“내 말은 우리는 서로의 첫사랑이고 그때 우리는 이미 사랑에 빠졌다는 거야.”
조도현이 말했다.
“이젠 심 대표도 더는 부릴 수작이 없나 보네.”
“...”
두 남자는 어둠 속에서 서로를 노려보았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얼마나 스산한지 차 안에 진짜 귀신이라도 있는 것만 같았다.
윤지현은 조용히 앉아 있었고 손태호는 숨을 참았다.
정말 무시무시한 상황이었다.
“차 세워요!”
돌연 고함이 터졌다.
손태호는 손을 움찔 떨었고 그 탓에 차도 살짝 흔들렸지만 차를 세우지는 않았다. 조도현이 아니라 심은우가 외친 것이기 때문이다.
윤지현이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
“심은우, 지랄하지 마. 여긴 학교야. 너 아까 선생님한테 뭐라고 약속했는지 기억 안 나? 넌 세민 그룹 대표야. 세 살짜리 애처럼 굴지 마.”
심은우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내려서 좀 걷고 싶어. 내가 업어줄게. 우리 저기서 수업 들었었잖아. 기억나? 우리 예전에...”
윤지현은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기억 안 나. 우리라고 하지 마. 그때의 넌 이미 죽었으니까.”
지금 윤지현에게 심은우는 죽은 사람과 다름없었다.
심은우는 그녀의 말에 자극을 받은 건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콱 쥐려고 했다.
“윤지현, 너 어떻게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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