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화
윤지현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더니 다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몸이 굳었고 숨을 쉬는 것도 살짝 부자연스러워졌다.
조도현은 윤지현의 몸이 굳은 걸 느끼고는 허리를 펴고 담요를 덮어준 뒤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잠에서 깬 윤지현은 당황스러웠다.
바쁜 와중에도 그녀에게 입을 맞출 겨를이 있는 걸 보면 조도현은 그녀를 꽤 좋아하는 듯했다.
그러나 겨우 좋아하는 것뿐이었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아마 그중에서 좋아한다는 감정이 가장 가벼울 것이다. 물론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단지 좋아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윤지현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비행기는 이미 시로스 공항에 착륙했다.
창밖은 어두운 밤이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가 되어 출구 앞에 서게 되었는데 갑자기 찬 바람이 불어와 윤지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잠기운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몸에 정장이 걸쳐졌다.
조도현이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윤지현은 고개를 숙여 정장을 보더니 그것을 벗어서 조도현에게 돌려주려고 했다.
“입고 있어. 감기에 걸리면 일을 못 하게 되잖아.”
뒤에서 차분하면서도 평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는 듯했다.
“...”
반박할 수 없는 이유였다.
윤지현은 옷을 벗지 않고 스튜어디스 이미리가 건넨 우산을 받은 뒤 발걸음을 옮겼다.
바람 때문에 얼굴이 비에 젖게 되었는데 차갑고 축축했다. 추운 것보다 더 싫은 것이 습한 냉기였다.
그들을 마중 나온 차는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네 사람은 차에 탔다.
사람 수가 네 명으로 바뀌었다는 걸 미리 얘기했더니 차도 넉넉하게 6인승 차량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좌석마다 공간이 충분했다.
비행기 안에서 손태호는 윤지현에게 이번 출장에서는 호텔이 아니라 고급 주택가에 있는 별장에서 지낼 거라고 미리 얘기해주었다.
그는 문자를 보내서 몰래 그녀에게 다른 얘기도 해주었다.
그 별장은 조도현이 중학교에 다닐 때 지냈던 별장인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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