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8화

윤지현이 수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했을 때 헬리콥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그들은 차에서 내려 헬리콥터에 탑승했다. 창문 너머로, 길가에 서 있던 젊은 마부가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는데 입술을 움직여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보였다. “다음에 또 봐요.” 방지혁이 그의 말을 읽었다. 윤지현은 창문 유리를 사이에 두고 그 남자의 눈을 바라보다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저 사람...” 마부는 이미 마차 위로 뛰어올라 채찍을 휘두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 장의 가면이 공중으로 던져졌다. 길게 나부끼는 머리카락이 마치 그들을 비웃는 듯했다. 방지혁이 즉시 헬기에서 뛰어내려 추격하려는 듯 몸을 움직였다. “돌아와!” 조도현이 그를 불러세웠다. “도련님, 하지만...” “우리는 이제 가야 해.” 조도현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방지혁은 몹시 억울해하며 자리로 돌아왔다. 분명히 조금 전에 단서를 잡았는데 도련님이 쫓지 말라고 한다. 조도현은 그의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 “궁지에 몰린 쥐는 쫓지 않는 법이야.” 헬리콥터가 이륙할 때엔 마차가 이미 산길을 따라 유령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기내는 침묵에 휩싸였다. 윤지현은 오랫동안 꽉 쥔 손을 풀지 못했다. “괜찮아. 그저 광대의 쇼일 뿐이야.” 조도현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그녀의 손을 잡았을 때 손이 얼음처럼 차가운 걸 느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강인해 보이지만 그녀도 결국은 무력한 여자일 뿐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이 다시 그를 옥죄었다. ‘이 일을 빨리 종결시켜야 해...’ 헬리콥터가 그들을 레민으로 데려다줬다. 일행은 먼저 빌라에 도착했다. 미리 전화를 받은 집사가 푸짐한 저녁 식사를 준비했지만 오늘 밤은 그녀의 정성을 저버려야 할 것 같았다. 모두 입맛이 없었다. 분명 이번에는 그들이 크게 승리했지만, 둔갑술로 도망친 개가 이렇게 찾아와 그들을 배웅하니 이런 도발은 정말 기분이 언짢았다. 에블린은 나이프와 포크로 접시를 엉망으로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