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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안서연 씨는 큰 도련님이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자신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동생들에게 똑같이 잘해주셨어요. 그 뒤로 큰 도련님께서는 안서연 씨가 또 오해할까 봐 한 번도 자상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웃어주지조차 않으셨죠.” 윤지현은 진지하게 경청했다. 진성주는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윤지현은 그때의 그 드라마틱한 상황을 생생하게 느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안서연은 조우현과 썸을 타다가 유렌국으로 온 뒤 조도현을 좋아하게 되었고 조도현에게 거절당한 뒤에는 온갖 히스테리를 부렸고, 조우현은 그 일로 큰 상처를 받아 조도현을 무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조도현은 정말 고단한 삶을 보낸 듯했다. 그때의 안서연과 조우현은 동생이 아니라 사춘기 때문에 미쳐버린 사람들이었다. “셋째 도련님은 아직도 안서연 씨를 좋아하나요?” “셋째 도련님은 자니아에서 대학교에 다니셨고 안서연 씨는 유렌국에 머무르셨어요. 두 분은 교집합이 전혀 없었을 거예요. 그러다 작년 설쯤에 두 분 다 돌아오셨는데 셋째 도련님은 꽤 담담해 보였어요. 그리고 여자 친구도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사춘기 때의 일들은 다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윤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윤지현은 현실에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이때 손태호가 주방으로 들어와서 해물찜과 여러 가지 요리들을 보고 미친 듯이 군침을 삼켰다. “아저씨, 저희 언제 밥 먹을 수 있어요? 지금 먹어도 돼요?” 진성주는 자애롭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두 개 더 만들어야 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요.” 음식이 다 차려진 뒤 윤지현과 다른 사람들은 먼저 자리에 앉았고, 조도현은 산뜻한 향기와 함께 천천히 안에서 걸어 나왔다. 샤워를 한 듯했다. 그러나 윤지현 일행은 당장 밥을 먹고 싶었다. 조도현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먹죠.”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손태호 등 사람들은 바로 젓가락을 들고 허겁지겁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반대로 조도현은 아주 우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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