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1화

“내가 그 질문을 한 이유는 아무도 그걸 맞출 수 없기 때문이야.” 노정아는 일부러 비밀스럽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조도현과 줄곧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던 조우현도 궁금해졌다. 조세권은 흥미가 생겼다. “빨리 말해봐. 대체 그 아가씨가 뭐라고 한 거야?” “그건...” 노정아는 주위 사람들을 쭉 둘러보고 말했다. “다들 얼른 가봐.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 잠시 뒤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그녀의 은인을 사칭한 사람들이 절대 맞출 수 없는 문제였다. 노정아는 감탄했다. “정말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그 아가씨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어. 심지어 먼저 도망칠 기회가 있었는데도 나와 다른 여자에게 그 기회를 양보했지. 그 아가씨는 나한테 빨리 가라고 했어. 지금 생각해 보면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던 거야. 얼마나 좋은 사람이야.” 조세권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여보 신분을 몰랐을 텐데 그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어른에게 기회를 양보한 걸 보면 참 인품이 훌륭해.” “그렇네요. 심지어 엄청난 미인이라고 하잖아요.” 조은수는 키득키득 웃다가 조도현을 슬쩍 보며 말했다. “오빠, 설레지 않아?” “아쉽게도 내 마음은 이미 여자 친구에게 줘버려서 말이야.” 조도현은 자연스럽게 말했고 조은수는 그 순간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조우현조차 시선을 들어 조도현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처음 본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이렇게 닭살 돋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다니. 정작 조은별은 평온했다. 지금 조도현은 사랑에 눈이 멀어버렸다. “윤지현이 뭐가 좋다고!” 노정아가 화를 냈고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조도현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좋아하면 되는 거죠.” 노정아는 그의 말에 말문이 막혔고 조세권과 다른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윤지현 때문에 노정아는 몇 번이나 아들에게 화를 냈다. 그러나 노정아가 그의 일에 간섭하는 것도 결국에는 조도현을 위해서였다. 그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