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1화
지금은 말싸움할 때가 아니었고 일단 심은우가 빨리 발을 빼고 지나가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했다.
나머지 일들은 어차피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지현아.”
심은우가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난 절대 널 해치지 않아. 우리 사이는 결국에 좋은 게 나쁜 것보다 많지 않았어?”
그는 지난 8년 중 망가졌던 건 마지막 1년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였다.
윤지현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좋았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다 지나간 거야.”
좋은 게 더 많았는지 나쁜 게 더 많았는지 따지는 건 결국 자기 스스로만 더 옭아매고 끝없이 고통 속에 머물게 만드는 일이었다.
사람은 원래 제자리걸음도 안 되고 더군다나 과거의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지금의 불행을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심은우는 천천히 발을 거둬들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자 마치 그녀 인생의 한 장이 그렇게 닫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같았다.
윤지현은 옆에 서 있는 조도현을 살짝 바라봤다.
‘참, 나도 이상하게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있긴 한데... 근데 높아질수록 더 외로워지는 것 같아.’
최악의 경우는 심은우랑 완전히 등을 져도 결국엔 그 정도에서 끝이다.
물론 두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예상할 수 있는 범위였다.
‘하지만 도현 씨와 사이가 틀어진다고 상상하면...’
그건 아예 상상도 하기 싫었다.
조도현이 예전에 자신을 건드린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떠올려보니 그는 직접 나서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조용히 끝장내는 걸 몇 번이나 봤던 터라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졌다.
“지현아, 무슨 생각해?”
조도현이 다정하게 물었다.
“아, 그냥... 내일 유진이랑 같이 샤부샤부 먹으러 갈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유진이가 먹고 싶다는데 요즘 너무 더워서 화장 다 지워질까 봐 걱정돼서요.”
윤지현은 대놓고 아무 말이나 둘러댔다.
“...”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윤지현은 빠르게 먼저 걸어 나갔다. 조금이라도 늦게 나가서 눈이라도 마주치면 바로 들킬 것 같았다.
거실에는 적막이 감돌았고 이 시간에는 진성주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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