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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방지혁이 트렁크에서 선물을 꺼내 윤지현에게 건네주었다. 조도현의 집에 빈손으로 가기에 그래서 윤지현은 오후에 미리 전화로 선물을 준비해 두었고 조도현이 챙겨서 집까지 가져다줬다. 윤지현은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서자 조도현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티 내면 안 돼요.” 윤지현은 얼른 손을 빼냈다. ‘아직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는데 혹시라도 오늘 사모님이 나를 부른 이유가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거라면 둘이 이렇게 다정하게 붙어 있는 거 보면 더 심하게 반대하실지도 몰라.’ 조도현은 그녀가 잔뜩 긴장한 표정인 게 귀여운 듯 살짝 웃었다. “알겠어. 조심할게.” 막 집에 들어서자 키 크고 예쁜 여자가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아이스크림을 들고 신나게 뛰어나왔다. “언니! 오셨어요? 아이스크림 드실래요?” 조은수는 환하게 웃으며 천진난만하게 달려왔고 윤지현도 절로 미소가 나왔다. “이따 먹을게요.” 조은수는 솔직하지만 도도하지 않았기에 그래서 같이 있으면 늘 마음이 편안한 동생이었다. 조도현이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 “은수야, 너 신발은 어디 갔어?” 그 말에 조은수는 후다닥 신발 가지러 뛰어갔다. 조은수가 돌아서자 조도현은 다시 등을 드러낸 그녀의 원피스를 보고는 말했다. “위에 올라가서 그 집시 같은 원피스 좀 갈아입어.” “뭐가 집시 스타일이에요? 이거 요즘 제일 핫한 디자이너 작품인데... 오빠가 패션을 몰라서 그래요!” 조은수는 당당히 맞섰다. “어서 갈아입어.” 조도현은 살짝 단호한 어조였다. 조은수는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분이 풀리지 않은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빠는 아빠보다 더 까다로워. 아빠는 이 원피스 예쁘다고 했는데...’ 윤지현이 조심스레 말했다. “사실 나도 저 원피스 디자인이 꽤 센스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구식으로 굴지 마요.” ‘지금 조은수의 나이면 딱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 싶을 때잖아.’ 그런데 조도현은 딱 잘라 말했다. “난 별로야.” 그러더니 문득 뭔가 생각난 듯 윤지현에게 살짝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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