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진성연! 진성연도 그들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잘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진성연을 만날 기회는 박진섭을 만날 기회보다도 훨씬 적었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곧바로 그 생각을 다시 눌러버렸다. 지금은 눈앞의 일부터 해결해야 했다. 박진섭의 비밀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며칠 뒤, 나는 송시후와 우연히 만난 척하며 몇 번 마주쳤다. 한 번은 회의가 있을 때, 재무팀 팀장과 함께 갔다. 송시후는 위에서 발표하고 나는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송시후가 나를 불렀다.
“아까 많이 기록하는 것 같던데, 보여줄래요?”
나는 활짝 웃으며 노트를 내밀었다. 노트에는 귀여운 버전의 송시후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귀엽게 표현되어 있었다. 송시후는 그림을 보고 눈썹을 찌푸리며 화난 척했다.
“회의 때 집중하지 않고 이런 거만 하고 있었어요?”
나는 노트를 다시 받아들고 말했다.
“송 대표님, 화가 나신다면 제 외삼촌과 이야기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송시후의 표정은 미묘하게 변하더니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외삼촌은 출장 중이시잖아요? 돌아오셨어요?”
“원래 가려 했는데 몇 가지 이유로 취소됐어요. 오늘 마침 시간 있대요.”
송시후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퇴근 후에 데리러 갈게요.”
“감사합니다, 송 대표님.”
퇴근 후, 송시후는 재무팀으로 나를 찾으러 왔다. 막 자리를 뜨려는데 이수연이 몰래 나를 붙잡고 속삭였다.
“강연아 씨, 혹시 송 대표님과 무슨 사이예요?”
나는 그 말을 듣고 본능적으로 문 쪽의 송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 웃었다. 나는 웃음으로 답하며 이수연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왜요?”
이수연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강연아 씨는 제 정보 파트너잖아요. 말해주는데, 송 대표님은 결혼한 적 있어요. 그런데 그 아내가 얼마 전에 시체 절단 사건의 피해자였어요. 게다가 송 대표님의 처제가, 아, 아무튼 진심으로 어울리면 안 돼요!”
“고마워요.”
나는 이수연이 초조하게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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