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김경애가 나에게 내민 정규직 계약서를 본 나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받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김경애는 눈빛이 순간 확 변했다. 우리 둘 사이에는 이상한 긴장감이 퍼져나갔다. 고개를 든 나는 김경애의 기쁨도 화남도 아닌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시선과 마주쳤다. 안경 렌즈 너머로 느껴지는 그 시선은 깊은 냉기를 띠고 있었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김경애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이 정규직 계약서는 회사에서 저에게 준 이상,이는 회사가 이미 제 업무 능력을 인정했다는 뜻이에요. 회장님께서 제 정규직 전환을 막으시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지 제가 송 대표님을 모시고 외삼촌을 만나러 갔다는 이유만으로 그러시는 건가요?”
김경애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강연아 씨, 혹시 내가 이렇게 나이 먹도록 헛살았다고 생각하는 건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김경애를 바라보았다.
“말을 너무 직접적으로 하지 않을게. 단지 이렇게 말해줄게. 우리 송씨 가문이 어떻게 되든, 물이 끓어오르는 한탕이 된다 해도, 자네 같은 외부인이 와서 물을 흐리려 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 해. 자네에게 인턴 기간까지 마치고 떠나게 하는 것도 자네 외삼촌에 대한 예의인 것이야. 만약 이것도 받아들이기 싫다면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나.”
김경애는 과거 내가 알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눈빛은 냉랭하고 하는 말도 매우 무관심했다.
나는 김경애와 대랍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었다. 결국 누군가 한 사람을 밀어내어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든 일을 조용히 덮어버리게 둘 수는 없었다. 나는 한 생명이기에 나를 해친 자들도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미안해요.’
나는 마음속으로 사과를 한 후 김경애에게 말했다.
“회장님의 뜻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한 과정은 모두 규정에 따른 절차였어요. 만약 저를 해고 하시려면 회장님도 정식 절차대로 해주세요.”
나는 김경애의 손에 들린 서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 서류는 제가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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