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강유나가 나를 대할 때면 항상 이런 모습이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나는 그녀를 향한 연민이나 동정심 같은 것은 조금도 생기지 않았다.
나는 냉담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송시후는 자신의 옷깃을 잡은 강유나의 손을 떼어내더니 눈빛이 차가워졌다.
“유나야, 내가 너한테 잘해주지 않았어? 나는 강제로 강지연과 결혼했기 때문에 결혼 이외에는 모든 것을 너에게 줬어. 하지만 강지연이 죽었을 때 뱃속에 내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어?”
강유나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감정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서 구석에 숨어 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강유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지만 한두 마디 끊어진 말을 내뱉는 순간 송시후가 그 말을 차단했다.
“강지연의 죽음, 네 책임도 있지?”
“아니야!”
송시후는 강유나의 부정 따위를 듣지도 못한 듯이 말을 이어갔다.
“네가 강지연을 죽인 일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지연 뱃속에 있는 그 아이는 내 아이였어. 발견됐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아? 아주 작은 몸뚱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흙에 묻혀 있었어.”
나는 벽에 기대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송시후의 말을 들은 나는 그 태어나지 못한 아이가 마치 핏덩어리가 된 채 내 눈앞에 서서 입을 벌리고 엄마라고 울부짖는 것만 같았다.
나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다.
강유나가 말했다.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 시후 오빠. 잘 생각해 봐. 언니 사건을 박진섭이 그렇게 집착하는데, 만약 정말 내가 했다면 박진섭이 나를 그냥 내버려뒀겠어?”
“그렇다면 재판 바로 전에 왜 해외로 갑자기 떠난 거야?”
“나는...”
“너는 두려웠겠지. 네가 남을 부추겨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날까 봐. 법이 널 처벌하지 못해도 박진섭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까 봐 두려웠던 거지. 그래서 황급히 도망치듯 해외로 나간 거잖아.”
“그게 아니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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