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강주언이 앞의 탁자를 손가락으로 두드리자 맑은소리가 퍼지면서 나는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나는 강주언의 질문에 잠시 망설였지만 마음속에 있던 강유나에 대한 의심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문득 생각난 게 있어서요. 외삼촌은 바쁘지 않으세요?”
“오늘 여기서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야. 그냥 널 데리고 세상 구경 좀 시켜주려고 온 거지. 내가 진짜로 사업 얘기를 하는 장소는 따로 있어.”
“근데 외삼촌이 방금 이런 자리야말로 사업가들이 인맥을 쌓는 자리라고 하셨잖아요?”
“흠, 나는 달라.”
너무 여유로운 강주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겉보기엔 마흔이 훌쩍 넘어 보이는 강주언이었지만 속은 젊고 자유로운 편이었다. 오히려 박진섭 옆에 서 있으면 박진섭이 더 말수가 적고 무거워 보였다.
이런 성격이라면 어릴 적부터 키운 조카딸과 사이가 틀어질 일도 없어 보였다. 강주언의 곁은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가볍기까지 했다. 무뚝뚝하고 엄한 부모에게는 차마 말 못 할 고민도 이렇게 편안한 어른 앞이라면 쉽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왜 강주언과 강월은 서로 얼굴조차 보지 않고 지내는 사이가 되어 버린 걸까?
내 눈길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건지 강주언은 금세 눈치를 채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또 뭘 그렇게 빤히 보는 거야?”
나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바깥 풍경을 보는 척했다.
강주언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 눈빛은 너무 티가 나서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아.”
그 말에 나는 마음속의 의문을 그냥 꺼내 보기로 했다.
“그냥 외삼촌은 말 붙이기 어려운 성격도 아닌데 왜 강월과 그렇게 틀어졌을까 싶어서요. 듣기로는 누나분이 돌아가셨을 때 병원에서 직접 두 사람을 데리고 오셨다면서요? 강월이 그걸 모를 리 없잖아요?”
강주언은 얼굴이 굳더니 한참 지나서야 이를 악물고 한마디 내뱉었다.
“강월은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요? 그럼 예전에 외삼촌 성격이 좀 불같아서 그렇게 된 건가요?”
잠시 뜸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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