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박진섭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송시후의 태도는 어땠어?”
“지금은 외삼촌의 도움을 얻고 싶어 해서 강유나를 말리고 내려왔어요. 말하는 걸 들어보니 요즘 송씨 가문은 안팎으로 적이 많아 보였어요. 그런데 제가 회사에서 지내는 동안 송 회장이 따로 사람을 들였다는 얘길 못 들었거든요. 다음에 은근히 떠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내게 명단이 있으니까 직접 확인해 봐.”
박진섭은 옆을 힐끗 보더니 고개로 휴대폰을 가리켰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강주언의 폰을 집어 들었다.
“임준호가 보낸 문자에서 직접 찾아봐.”
박진섭은 시선을 바둑판에서 떼지 않고 태연히 말했다. 나는 박진섭의 지시에 따라 확인하면서 곧장 새로 도착한 문자 안에서 세 개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발견했다. 이름은 모두 달랐지만 여기 있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 사람들이 다 송 회장의 사생아야?”
내가 물었다.
“그래. 게다가 이미 송씨 가문 회사에 들어와 있어.”
박진섭이 바둑알 하나를 바둑판에 내려놓는 순간 판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강주언은 순식간에 밀려 패세를 감지하곤 바둑알을 턱 놓아버리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그만두지. 이런 건 머리만 아프네.”
그러곤 내 쪽을 돌아보며 장난스레 웃었다.
“박 대표 휴대폰엔 비밀이 하나도 없나 봐?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맡기네.”
나는 순간 멈칫했고 무의식적으로 박진섭을 바라봤다.
박진섭은 담담하게 답했다.
“강연아가 봐선 안 될 건 저 안에 없어요.”
나는 그제야 박진섭의 폰을 돌려주며 낮게 물었다.
“이걸 다 알아냈어?”
“맞아.”
박진섭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말투에서 미묘한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고개를 돌려 나를 찬찬히 살폈다.
“왜?”
나는 입술을 달싹거리면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박진섭이 이렇게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게 오히려 불길한 예감으로 다가왔다. 결국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박진섭의 시선을 피한 채 입을 열었다.
“원래는 오늘 강유나가 만나자고 했을 때 샘플을 챙기려 했는데 뜻대로 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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