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팀장실을 나와 자리로 돌아왔다. 조용히 짐을 정리하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혹시라도 회장님을 다시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연아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옆자리의 이수연이 다가와 놀란 눈으로 물었다.
“왜 갑자기 짐을 싸요? 무슨 일 생긴 거예요? 설마... 그만두는 거예요?”
나는 담담히 웃어 보였다.
“인턴 평가에서 통과 못 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떠나야 해요. 나중에 시간 되면 또 연락해요.”
“뭐라고요? 진짜로 가는 거예요...?”
이수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막았다.
나는 다시 웃으며 손에 든 물건들을 정리했다. 원래 이 회사에 다닌 지 오래된 것도 아니었고, 컴퓨터 같은 건 다 회사 지급품이라 가져갈 것도 별로 없었다.
결국 작은 종이 상자 하나만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이수연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오늘 회장님이 회사에 오셨다는 얘기 들었어요?”
이수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못 들었는데... 대신 기획부 쪽에서 오늘 회사의 향후 방향이 걸린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회장님이 직접 오실 수도 있겠죠.”
“그 회의는 몇 시에 시작해요?”
“아마 아홉 시? 지금쯤 벌써 시작했을 거예요.”
“그럼 언제 끝나는지는?”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고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곧장 송시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시후에게서 직접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회사 앞 벤치에 앉아 전화를 받았다.
“연아 씨, 회사를 떠난다니, 무슨 일이에요?”
“네, 방금 인수인계까지 끝냈어요. 이제 다 넘겨주고 떠나면 된대요.”
“아니, 어떻게. 분명히 전에...”
나는 일부러 ‘정규직 전환 계약서가 회장님 손에서 막혔다’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송시후가 전혀 모르고 있는 걸 보면, 지금 회사에서 그가 얼마나 철저히 권한을 빼앗기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강주언이 말했던 것처럼,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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