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나!”
“네가 부정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난 내 눈으로 본 것만 믿으니까. 방금 네 눈빛 말이야, 차라리 박대표한테 달라붙고 싶다는 듯이 끈적했어. 흔히 하는 말 있잖아?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네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는, 시선이 따라가는 곳을 보면 알 수 있는 거지.”
강주언은 그렇게 말하고는 못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외삼촌, 연애 꽤 해보신 것 같네요?”
강주언은 턱을 으쓱하며 자랑스레 굴었다.
“그럼 왜 저는 외숙모가 없는 걸까요?”
“...”
그 말에, 마치 활짝 펼쳤던 공작새의 꼬리가 순식간에 접히듯 강주언의 기세가 한순간 사라지며 시선은 푹 내려앉고, 잔을 들며 조용히 뒤돌아가 버렸다.
마흔이 넘은 사람인데도, 뜻밖에 귀여운 면이 있다는 게 우습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강주언이 체스판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물었다.
“외삼촌, 연애 한 번도 안 해보셨어요?”
“아니면 해봤는데 헤어진 거예요? 왜 헤어지셨어요?”
강주언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한 마디만 더 묻기만 해봐. 네가 박대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당장 다 불어버릴 테니까!”
“그 사람은 안 믿을걸요.”
“네가 어떻게 알아? 그가 안 믿을 거라고?”
“박진섭은 강지연 일만 신경 쓰잖아요.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관심 가질 여유가 있겠어요?”
“그건 모르는 일이지.”
강주언은 그렇게 말하며 체스판 앞에 털썩 앉더니, 눈을 좁히며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어찌 됐든, 네가 어떤 이유로든 박대표의 눈길을 끌고 있는 건 사실이야. 아니었으면 그 바쁜 사람이 굳이 날 찾아와서 체스를 두자고 했겠어? 서른도 안 된 나이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야. 그게 대충 놀면서 가능했을 거 같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뒤로 강주언이 무슨 말을 이어갔는지 귀에는 웅웅 울릴 뿐, 나는 그저 그의 입술이 꿈틀거리는 것만 보였다.
그리고 한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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