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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그녀의 시선 속에서 은근한 불쾌감이 느껴졌다. 호의라고는 전혀 없었고 날카롭고 차갑게, 마치 심문하듯 나를 훑고 있었다. “왜 그러시죠?” 내가 되물었지만 그녀는 대꾸하지 않은 채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신 말은 이어졌다. “박 대표님은 하루 종일 바쁘세요. 쓸데없는 일로 시간을 뺏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식탁으로 향하더니 임준호 옆자리에 앉았다. 다시 고개를 들고는 여전히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녀의 눈빛과 방금 뱉은 말까지 더해져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전혀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내 앞에서 훈계조로 떠드는 꼴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꼭 다른 사람의 훈수에도 반박할 줄 모르는 순한 양 취급을 받는 것 같았다. 과거에 나는 강씨 가문의 억압도 묵묵히 견뎌냈다. 언젠가는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 믿었으니까. 나도 그 사람들을 사랑하고 온갖 고생을 해서 강씨 가문으로 돌아갔으니 그들의 옆에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내 가족조차 아닌데 그들의 근거 없는 꾸지람까지 왜 받아야 한단 말인가. 나는 의자에 앉았다. 마침 금발 여인과 마주 보게 되었다. 왼편에는 박진섭이 있었는데 그는 담담히 나를 흘긋 바라봤을 뿐, 방금 있었던 일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불렀다. “진섭 씨.” 그 순간, 시야 끝에서 맞은편 여자의 표정이 굳어지는 게 보였다. 그녀의 시선이 나와 박진섭 사이를 오가더니 이내 손에 쥔 젓가락을 꽉 움켜쥐고는 차갑게 눈길을 거두었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응?” 내가 불러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진섭이 의아한 듯 나를 바라봤다. 나는 일부러 웃으며 맞은편 여자를 향해 말했다. “아직 성함을 못 들었네요.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박진섭은 내 시선을 따라가더니 설명했다. “이름은 손희진. 회사 관리팀장이자 주주 중 한 명이야.” 손희진은 그의 소개를 듣자 다시 턱을 살짝 치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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