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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네.” 아주머니가 돌아간 뒤, 나는 대충 끼니를 때우고 2층으로 올라갔다.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히니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낯선 차 한 대가 조용히 서 있었다. 작은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급 차였다. 하필 우리 집 앞에 멈춰 있으니 눈길이 안 갈 수 없었다. 나는 차창 쪽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지만 창문이 단단히 닫혀 있어서 안에 누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말 사람이 탄 게 맞는지, 있다면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진성연? 오늘 낮 레스토랑에서 스친 그 옆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나는 곧 고개를 저었다. 진성연은 강지연의 존재는 알겠지만 강연아까지 알 리는 없었다. 굳이 이런 데까지 찾아올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럼 누구지? 박진섭의 이름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나는 그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커튼을 다시 닫은 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다음 날 아침, 그 차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시간은 금세 흘러 전시회가 열리는 날이 되었다. 전시회에 도착해 보니 벌써 사람들이 꽤 모여 있었다. 앳된 얼굴도 많았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까지 섞여 있었다. 이나은은 다른 이들과 대화 중이라 돌아서려고 했는데 그때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뒤돌아보니 진성연이 웃음을 머금고 서 있었다. 박진섭보다도 나이가 어린 탓인지 세상 물정 모르는 천진함과 제멋대로인 오만함이 느껴졌다. 지금은 비록 웃고 있지만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특유의 고고하고 오만한 기세는 전혀 감춰지지 않았다. 나는 문득 임준호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때 그 천진한 도련님이 가출했다가 돈까지 몽땅 털렸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나는 흠칫하다가 곧이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나는 그를 처음 만난 것처럼 태연하게 답했다. 그러자 진성연은 반가운 듯 내 손까지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 여기 처음이라 아는 사람이 없어요. 보니까 그쪽도 혼자 오신 것 같던데 같이 다니면 어떨까요? 그림 보는 법 좀 알려주실래요?” “그림을 잘 모르면 여기 왜 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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