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나는 그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들고 있던 캐리어를 툭 던져주었다.
“이제 빈손이니까 나가도 되죠?”
“네, 편할 대로 하세요.”
“...”
나는 집을 나와 택시를 잡은 뒤 근처 백화점으로 향했다. 사람 드문 카페에 들어가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유리창 너머로는 연인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나는 순간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친구가 거의 없다.
강지연으로 살 때도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 하나 없었다. 내가 성격이 유별난 것도 아닌데 조금 가까워졌다 싶으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슬그머니 멀어져 갔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결국 문제는 나한테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왜 그때 그렇게까지 송시후를 쫓아다녔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 외로움이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강연아로서 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집안에서 자라며 강연아는 대화를 피하고 사람들과 벽을 쌓아 올리다 보니 당연히 친구란 건 더 생길 리 없었다.
한참 앉아 있다가 휴대폰이 울렸다. 나를 돌봐주는 아주머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아주머니는 조심스레 점심은 언제 들어와서 먹을 거냐고 물었다.
안 들어갈 거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방금 본 그 경호원 두 사람이 떠올랐다.
박진섭이 남영에 집을 마련해 둔 것도, 이나은에 관한 일을 순식간에 파악하고 조사해 낸 것도 결국 다 그의 손발 아래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서였다. 지금도 내가 밖에 나오자마자 아주머니는 벌써 전화를 걸어 왔다.
이 상황에서 내가 따로 집을 구해 나가더라도 그들은 그림자처럼 붙어 다닐 게 뻔했다.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점심은 안 들어갈 거니까 차리지 마세요.”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준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어디 계세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왜요? 납치라도 해 가려고요?”
임준호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들려왔다.
“대표님이 다 강연아 씨를 위해 준비하신 겁니다. 괜한 반항심으로 손해 보는 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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